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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12단계 실습장

희망찬 내일 2006-08-20 오전 5:06:13

돌아왔습니다.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싸이트에 들렀습니다. 
 올해 1월경에 7단계까지 이행했다가 off라인에서 계속한다며 온라인 실습을 중단했습니다. 
 너무나 부끄럽게도 컴퓨터를 처분하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다시 재발증상이 찾아왔고, 더이상 혼자 있다가는 미쳐버릴 것 같아 집에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며 시험준비를 하였습니다.  
 종종 재발증상이 있었고, 음란물이 아니라면 퇴폐적인 망상으로라도 위안을 삼곤 했습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이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몇 주간의 굳은 결심과 신앙생활 끝에 다시 음란물에 탐닉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이곳 회복 모임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선교사님이 많이 기도해주시고 도와주셨는데도 이 지경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어 너무 부끄럽습니다. 그런데 아직 회복단계를 다 마치지 않았다는 데에서 희망을 찾고자 다시 용기를 내어 찾아왔습니다. 

 지난번에 제가 쓴 글들을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엔 아직도 중독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는 헛수고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었습니다. 
 헌데 다 읽고 보니 제가 비록 불완전하나마 이 회복프로그램을 따라가면서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 병의 실체를 알게 되었고,
 제 자신이 얼마나 부족하고 처참한 인격을 가진 자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최소한 그 이후로 거짓말은 하지 않게 되었고,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잘 보이려 하거나, 감명을 주려는 허영심은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어, 사실 그대로 말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어떻게든 누구에게든 잘 보이려고 가식적인 말과 행동을 일삼던 것에 비하면 얼마나 큰 변화이고 성장인지 모릅니다. 
 그래서인지 사람들 만나는 것이 쉬워졌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교통하는 것이 즐겁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고, 중독증의 강도도 많이 약해졌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 앞에, 하나님 앞에 솔직해질 수 있었던 것도 큰 변화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제 상태는 평소에는 별로 중독증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을 음란한 망상에 젖어 살았는데 지금은 주로 하나님을 먼저 찾고, 말씀을 묵상하면서 견뎌나갑니다. 힘이 들때 중독행위가 아니라 하나님께 의지하게 된 것은 큰 진전인 것 같습니다. (가끔 이전과 같을 때도 있습니다.) 

 이건 육체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되는데 일주일에 한번 정도 주기로 심한 성욕이 밀려옵니다. 물론 하나님이 주신 성욕이므로 그 자체를 탓할 수는 없겠지요. 헌데 제가 미혼인지라 그것을 풀 방도가 없어 자위를 하게 되는데, 그 때 음란물을 찾게 됩니다. 
 또한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힘들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서 방어가 되는데, 힘들고 바쁜 일과를 마치고 나면 멍하고 약간은 홀가분한 상태에서 나도 모르게 인터넷으로 음란물을 뒤지게 됩니다. 요즘은 인터넷 뉴스조차 상당히 선정적이어서 안정된 마음을 뒤흔들기 일쑤입니다. 

 성욕이 정말 심할 때에는 말도 안되는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음란물을 찾게 되니 큰일입니다. 

 릭 워렌 목사님이 쓰신 목적을 이끄는 삶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제 삶의 목적에 대해서 많이 느끼고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얼마나 제 자신의 쾌락만을 위해서 살아왔는지 깨닫고 회개했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살라고 만들어진 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들은 많이 줄었습니다. 하나님 앞에 누구나 다 죄인일 수 밖에 없고 그 죄진 모습 그대로 사랑과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이전처럼 극심한 자기혐오에 시달리거나 현실도피용으로  음란물에 몰입하지는 않습니다.
 있는 그대로, 모자란 그대로, 죄인된 그대로, 그래서 더욱 하나님만 붙들며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에 너무 완벽해지려고 애쓰지 않고 현실이 생각과 다르다고 하여 괴로워하는 것도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성욕의 적절한 조절과 중독행위의 경계를 잡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제 경우는 어느 정도 수위에 이르면 거의 이성을 잃어버립니다. 어쩔 때는 배설욕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는 정신이 말끔히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음란물과 음란한 망상은 완전히 절연해야겠지요. 
 그래서 아직 중독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8단계부터 나머지 단계들 차근차근 모두 이행하겠습니다. 

 오늘이 주일인데 새벽까지 이러고 있습니다. 
 다행히 오후예배라서요... 

 저도 완전히 나았다고 확신하고 12단계에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요?
 정말 그렇게 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일 교회에 나가면 믿을만한 형제에게 제 중독증에 대해서 털어놓을까 합니다. 
 구역모임에서 선포하고 기도부탁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아직 자매들과 친분이 얇아 그것은 잠시 미뤄두려 합니다. 
 
 회복에 중요한 것이 중독증에 대해서 정직하게 털어놓는 것이죠? 저도 용기를 내어 털어놓아 보겠습니다. 구역식구들은 제가 그럭저럭 잘 살아온 모범적인 청년으로 아는데  (교회에 정식으로 등록한지 얼마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제가 영적으로 얼마나 밑바닥을 기어왔는지 
 제가 얼마나 처참한 죄인인지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  교회에서 지체들이 어떻게 하면 하나님을 잘 섬길까,  어떻게 하면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하나님 사랑을 전할까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나는 아직도 나만 생각하는데... 어떻게 하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손해보면서 남을 돕는일에 열정을 쏟을 수 있을까...
 부끄럽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선교사님 하시는 일을 봐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부끄럽고 신기합니다. 대단하시구요...

 지금 생각난 것인데... 만약 정말 하나님 은혜로 제가 이 병으로부터 완전히 나음을 받을 수 있다면... 저처럼 중독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프라인이 힘들면 이곳 실습장에서라도 깊이 공감하고 응원하는 답글을 올리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선교사님 답글을 보면서 얼마나 많이 격려를 받았는지요~!! 12단계에 들어가면 어쭤보겠습니다.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아직 병증에 있습니다. 하지만 길게 보겠습니다. 어쩌면 당뇨병환자처럼 평생을 조심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껏 달라진 것을 생각하면 반드시 나을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일단 중독행위는 멀리하고, 조만간 8단계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8단계를 공책에 적어놓고 소홀했거나 상처주었던 친구, 가족들에게 더 신경써 주고 친근하게 해주는 식으로 간접보상을 한 부분도 있지만 아직 보상을 시도조차 하지 못한 사람도 있구요... 간접보상했다는 사람들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제대로 보상하지 못한 측면이 많습니다. 보완하고 제대로 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벽이라 졸리기도 하고 해서 횡설수설했습니다.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
횡설수설이지만 이렇게라도 쓰고 다시 다짐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가볍고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치료 끝날때 까지 선교사님께 솔직해지겠습니다. 좋은 모습만 보이도록 노력하지 않겠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 느낀대로 말씀드릴테니 끝까지 붙잡아 주세요.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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